계곡
상세설명
- 관리부서 : 시천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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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철쭉으로 유명한 세석평전에서 시작되는 거림골을 본류로 지리산 주능선상에 위치한 연하봉과 촛대봉에서 비롯되는 도장골, 세석평원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있는 한벗샘에서 발원한 자빠진골 등의 지류가 모여 이룬 계곡이 거림계곡이다. 최근 시천면 내대에서 청암면 묵계를 연결하는 지리산순환도로가 개통되어 지리산 동남쪽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으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반의 계곡으로 각광받고 있다.
개요
거림 계곡은 지리산 10경 중 네 번째인 철쭉으로 유명한 세석평전에서 시작되는 거림골을 본류로 지리산 주능선 상에 위치한 연하봉과 촛대봉에서 비롯되는 도장골, 세석평원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있는 한벗샘에서 발원한 자빠진골 등의 지류가 모여 커다란 계곡을 이룬다.
계곡의 본류만도 60여 리에 이르는 거림골은 철쭉이 꽃을 피우는 봄이면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묻힐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이곳에 가려면 산청군 시천면 덕산에서 중산리 방면으로 가다 곡점마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된다. 산꾼들은 마을 뒷산처럼 밋밋한 거림골 보다는 남부능선으로 오르는 자빠진골이나 촛대봉으로 오르는 도장골을 찾는다. ‘자빠진 골’혹은 ‘엎어진 뜰’로 부르는 남부 능선 상의 계곡은 이름 그대로 산이 자빠진 듯, 엎어진 듯 완만한 경사를 보여준다. 그러나 계곡의 수려함은 어느 골짜기 못지않다.
골짜기가 자빠지고 엎어지면서 엉겁결에 파인 듯 원시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단지 아쉬움이라면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인데 계곡으로 가려면 거림마을 매표소를 지나 한동안 걸어야 하는 것은 물론 지리산 등산로에도 나와 있지 않을 정도로 길이 감추어져 있으므로 경험자와 동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면 도장골은 와룡폭포까지 등산로가 뚜렷해 찾기는 쉽다. 도장골은 거림마을 매표소를 지나 조그만 암자 뒤로 돌아들어 가면 있다. 계곡에 들어서면 처음 반기는 것이 밀금폭포다. 규모 면에서 웅장할 뿐만 아니라 거대한 물살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려꽂히는 모습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또 폭포 위의 용소 역시 실제 용이 살았을 것만 같을 정도로 넓고 깊으며 주변에는 수백 명쯤 앉을 수 있는 반석이 깔려 있어 휴식처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계곡 위쪽으로도 윗용소와 와룡폭포 등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곳이 있으나 길이 험하므로 등산이 아닌 휴식차 왔다면 용소 주변에서 넉넉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윗용소로 올라가면 전설적인 빨치산으로 불리는 이현상의 남부군 지휘소와 후생병원의 흔적을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만큼 도장골이 은밀하고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물이기라도 하듯이 늦가을 낙엽이 모두 지고 나면 잡목들 사이로 토굴식 집과 돌담의 흔적이 빠끔히 보인다.
피서철이 아니라 하더라도 도회지의 일상적인 삶에 지쳐 대자연의 숨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심정으로 떠난다면 도장골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은 삶의 지혜를 줄 것이다.
그렇다고 거림 계곡의 본류인 거림골의 경치가 빼어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지류인 자빠진골과 도장골의 경관이 좋다 보니 지리산의 어느 계곡에 비해 빠짐이 없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셈이다. 거림(巨林)이라는 이름에서처럼 예부터 아름드리나무가 계곡을 빼곡히 메우고 있어 일찍이 개발되어 일제강점기에는 군수용이란 이름아래 거목들이 베어져 나갔고, 해방 후에는 혼란기를 틈타 너도나도 베어 날라 한때는 벌거숭이가 되었으나 이제는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신라 시대 화랑들의 수련 터라고 일컫는 세석평원, 지리산에 최초로 삶의 전설을 남긴 호야(乎也)와 연진(連眞)의 자식 바람이 호랑이의 해코지로 물거품이 되고 둘은 호야봉과 초대봉에 돌이 되어버린 애틋함의 출발지 음양수샘과 세석의 철쭉 그리고 잔돌(細石) 또 소설가 문수태의 작품'철쭉제'에서 보는 양반과 상놈의 계급이 무너지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세석의 철쭉꽃 아래서 허무하게 끝을 맺는 것처럼 세석평전에 이르는 거림 계곡은 사색의 계곡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