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탐방

천년두골에 삼인수

산청에 얽힌 전설ㆍ설화이야기

천년두골에 삼인수

어느 효자가 노모의 병환이 날로 깊어만 가자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소문난 유이태에게 업고 갔다. 유이태는 첫눈에 보니까 효자의 노모에게 맞는 약이 있기는 한데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 병을 고칠 가능성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어 거절하고 말았다.

효자는 그래도 명의가 돌보아 주면 행여 차도를 보일까 싶어 애걸복걸했다. 유이태도 약시 효성 깊은 아들의 청을 들어주고 싶었으나 가능성이 없는 일에 괜히 기대를 걸게 하는 것은 잘못으로 판단되었기에 그냥 돌아가라고만 하였다. ‘의원이라고 아무 병이나 다 고치지 못한다오. 특히 당신 어머니의 병은 하늘이 결정할 일이지 나의 의술로는 아예 범접할 바가 아니오’ 효자는 유이태의 말을 듣자 어쩔 수 없이 도로 노모를 업고 어둑해진 산길로 돌아갔다. 그런데 산 속에 접어들자 노모가 갑자기 목이 마르니 물을 달라고 채근 댔다. 효자는 사방이 어둑해지고 물이 있는 곳도 모르지만 노모가 시키니 찾아나 설 수밖에 없었다. 마침 주위에 넓은 바위가 있어 노모를 그 위에 내려놓고 산골짜기를 헤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효자는 바로 눈앞에 박 조각을 발견했으며 그 안에 물이 고여있는 것도 보았다. 효자는 그 박 조각을 조심스럽게 집어들며 혼잣말을 했다. ‘우리 어머니가 물이 마시고 싶어 하시니 산신령께서 이렇게 보내주신 모양이네’ 얼마 후 아들이 조심스럽게 들고 온 물을 노모는 아주 맛있게 마셨다. 그런데 노모의 얼굴이 금새 환해지며 아들의 모습을 요리조리 바라보다 다기 갑자기 일어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동안 병환으로 인해 노모는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아들도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고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했던 것이다.

아들은 아들대로 노모의 급작스런 변화에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었다. 세상에 기적이 있다는 말은 들어도 정말 기적이 아니고서는 이런 변화가 있을 수 없었다. 아무튼 효자는 노모를 업고 다시 유이태에게 갔다. 어찌된 영문으로 노모가 낫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이때까지 있었던 일을 자초지종 설명하기 시작했다.

유이태는 효자의 말을 듣고 잔잔히 웃으며 대답했다. ‘과연 효자는 하늘의 보살핌이 있는가 보군. 자네의 어머니가 마신 물은 천년두골 삼인수라는 물이네. 즉 천 년 된 해골에 지렁이 세 마리가 빠져 죽은 물인데 내 능력으로 어찌 그 귀한 것을 구할 수 있겠느냐? 아무튼 자네의 효성에 하늘도 감동되어 내리신 약이니 이제부터 늙으신 어머니를 이전보다 더욱 잘 모시게. 그것이 하늘의 은덕에 보답하는 길이라네’